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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미디어 서평단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협찬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김길성 님의 '네트워크 딥다이브'라는 책, 진짜 꽂혀서 추천하고 싶어요. 부제만 봐도 알 수 있죠, '용어의 기원부터 장비, 보안, 관리까지 네트워크 엔지니어링을 위한 거의 모든 것'. 말 그대로 깊이 파헤치는 책이에요.

 

보통 네트워크 책들 보면 OSI 7계층이나 TCP/IP 얘기로 바로 뛰어들잖아요? 근데 이 책은 시작부터 다릅니다. 바로 '' 으로 꽂아버리더라고. 챕터 2 통째로 빛이 뭔지, 본질이 뭔지를 다루는 거 보니까 "네트워크 책인데 왠 물리학 강의지?" 싶기도 했어요. 근데 막상 읽어보니, 요즘 네트워크가 광통신이 기본인데 '빛'을 모르고서야 뭘 하겠어?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구요.

 

예를 들면 전자기파 설명이 진짜 쫌 놀랬어요. '전기력이랑 자기력 합치면 빛이 된다'는 걸 되게 직관적인 그림으로 보여주는데, 과학 시간에 봤던 그 횡파 그림 있죠? 자기장 파동이랑 전기장 파동이 서로 90도로 흔들리면서 앞으로 가는 모습을 딱! 머리에 쏙 들어오게 설명해줘요. 이렇게 뼈대부터 차근차근 쌓아가니까, 뒤에 나오는 광케이블이나 장비 얘기가 훨씬 실감나더라고요.

특히 맘에 들었던 건, 딱딱한 과학 이론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점이었어요. '이중 슬릿 실험' 이야기, 다들 한 번쯤 들어봤을 거예요. 빛이 입자면서 파동이라는, 머리 터질 것 같은 그 실험 말이에요. 사실 전 이 책에서 처음 알았어요! :) 근데 이 책에서 그걸 응용해서 노벨상 받은 사람이 바로 아인슈타인이라고 하더라고요! 막연히 알고 있던 게 실제 역사 속 인물과 연결되니까 지식이 확 살아나는 느낌이었죠.


이 책 읽다가 진짜 "와, 대박..." 소리 나온 게 두 군데 있었어요.

하나는 색깔에 대한 이야기 였는데, 우리가 보는 '노란색'이 사실은 따로 있는 빛 파장이 아니라는 거예요! 빨간색 파장이랑 초록색 파장이 같이 눈에 들어오면, 우리 뇌가 그걸 '노란색'으로 알아먹는 거더라고요. 무지개에 노랑이 있으니까 당연히 노란 빛이 따로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단 말이에요... 충격 그 자체였으면서도 되게 신선하더라구요.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질문까지 던지니까, 제목 그대로 '딥다이브'라는 게 느껴졌어요.


두 번째 감탄은 완전 실무적인 부분 이었어요. 광 신호 세기 줄이는 '감쇠기' 설명 중에 나왔는데요. 예를 들어 -3dBm 감쇠기랑 -5dBm 감쇠기를 차례로 연결하면, 계산상으론 -8dBm 효과가 나와야 하잖아요? 근데 책에서 딱 "현장에선 안 그렇다" 고 하더라구요. 장비 연결하다 보면 생기는 '연결 손실' 때문에 실제 감쇠율이 계산값이랑 달라질 수 있는거죠, 현장 경험이 없는 초보 엔지니어들은 이거 때문에 멘붕 올 수도 있다는 거죠. 그래서 "차라리 감쇠기는 하나만 써라" 는, 꿀 팁 조언까지 해주더라고요. 이론과 현실의 갭을 정확히 짚어주고, 현장에서 놓쳐서 나중에 뼈저리게 느낄 문제에 대한 해법까지 알려주는 부분에서 이 책의 진가를 느꼈습니다.

결국 '네트워크 딥다이브'는 그냥 기술 쓰는 법 알려주는 책이 아니에요. 우리가 쓰는 기술이 어떤 과학적 토대 위에 서 있는지 그 뿌리까지 파고들어서, '어떻게'가 아니라 '' 그런지를 이해시켜줘요. 그리고 그 깊은 이해가 현장에서 부딪혀 깨달은 노하우와 어떻게 이어지는지 자연스럽게 보여주죠. 네트워크 처음 시작하는 분들뿐만 아니라, 매일 만지는 기술 뒤에 숨은 원리가 궁금했던 현업 엔지니어들도 분명히 "아하!" 하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