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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뇌에 가까운 집 사기 운동

요즘 정책이나 광고 방송들을 보면 집을 꼭 사야만 하게끔 세뇌하는 것 같다. 듣다보면 규제도 이자도 팍팍 낮춰주는 안 사는 사람이 기회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느껴진다. 또 전세값이 워낙에 많이 올라서 매매가와 많은 차이가 없는 것도 '이 참에 대출받아 집 살까?' 하는 생각에 한 몫 거든다. 

돈이 많으면야 이런 생각 할 필요도 없다. 필요에 따라서 그냥 사면 그 뿐인데. 문제는 돈이 충분히 없는 상태에서 대출을 받아 사야하는지의 문제이다. 대출 받아 집 사놓고 다달이 원금과 이자를 내면서 살 것인가? 빚 부담 없이 전세 살이 할 것인가? 이것이 문제로다. 


그럼 공짜로 돈 빌려주면 집을 살 것인가?

요즘 집 살려고 하면 은행 이자가 낮다고 하던데. 그럼 더 나아가서 집을 산다고 했을 때 돈을 공짜로 빌려준다고 가정하면 무조건 대출 받아야 할까? 집을 살 당시에는 나의 수입과 지출을 계산해서 이 정도 원금과 이자를 10년 20년 상환으로 값아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또 그 사이 집 값이 오르면 시세차액도 챙기고 또 정 뭐 하면 되팔면 된다고 생각할 수 도 있겠다. 


그런데 생활고로 비관하던 누구나가 그러듯이 불행은 항상 예고치 않게 다가오는 법이다. 식구중에 누군가 아프다거나 실직을 한다거나 하는 일이 생기지 말란법이 없다. 그러면 바로 생활은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다. 핸드폰 2년 약정 사는 것도 노예계약이라 하는데 10년 20년 빚으로 집사는 것도 은행의 노예로 들어가는 것과 다르지 않을까? 노예가 아닌 사람으로 내 집에서 맘 편히 살고 싶다. 그런데 그게 나 같은 서민에게는 참 어려운 세상이다. 


문득 지난 2008년 시사매거진에 나왔던 알바왕 이종용씨가 생각난다. 빚 3억 5천만원을 갚기 위해서 10년동안 월세방을 전전하면서 알바 7개를 뛰면서 하루 2시간 쪽잠을 자면서 빚을 갚았던 아저씨. 마지막 남은 빚 100만원을 송금하면서 흘리던 눈물. 10년동안 얼마나 힘드셨을까.. 그런데 정말 허무하게도 알바왕 이종용씨는 이미 세상에 없다. 대장암으로 별세하셨다고 한다. 세상 참...  돈이 없으면 없는데로 살자. 빌려준다는 돈도 언젠가는 갚아야 할 돈이다. 욕심내지 말고.